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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항소심에서 양형부당만 다퉜다면 상고심에서 사실오인을 새로 주장하기 어려운 이유

요지: 피고인이 1심 판결에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삼았다가 항소가 기각되었다면, 상고심에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새로 내세워도 적법한 상고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가 일관되게 취하는 태도입니다. 형이 무겁다는 주장도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상고이유가 됩니다. 따라서 상고할지를 고민하는 시점보다 항소이유서를 쓰는 시점에 무엇을 다툴지 정하는 것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사건 유형: 항소심에서 양형만 다툰 뒤 상고를 검토하는 경우

1심에서 10년 미만 실형을 받고 공소사실은 인정한 채 양형부당만으로 항소했다가 기각된 경우가 있습니다. 이후 기록을 다시 읽다 보니 공소사실 일부가 실제와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어, 상고로 이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핵심은 항소 단계에서 내린 선택이 상고 단계에서 무엇을 막는지입니다. 두 절차 모두 형사소송법상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안에 상소장을 내야 하고,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이유서를 내야 합니다. 기간은 같지만 이유서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의 폭은 크게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항소이유를 좁게 잡으면 상고 단계에서 다툴 수 있는 길이 미리 닫힐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항소심 판결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항소심 판결서의 이유 부분에는 대개 피고인이 내세운 항소이유의 요지와 그에 대한 판단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요지에 양형부당만 적혀 있다면 항소심의 심판대상은 형의 무게에 한정되었다고 보게 됩니다. 함께 낸 항소이유서와 공판조서도 대조해, 사실관계를 다툰 흔적이 어디에라도 남아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판단 기준: 상고이유의 법정 제한과 항소이유와의 연결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상고이유를 네 가지로 정합니다. 첫째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입니다. 둘째는 판결 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경우입니다. 셋째는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넷째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거나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위 독자처럼 10년 미만의 징역형을 받았다면 형이 무겁다는 주장과 단순한 사실오인 주장은 처음부터 상고이유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여기에 판례가 확립한 기준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사항은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는 기준입니다. 상고심은 항소심 판결에 잘못이 있는지를 사후적으로 심사하는 법률심입니다. 그래서 항소심이 판단할 기회가 없었던 쟁점을 상고심에서 처음 꺼내면 항소심 판결의 위법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결국 양형부당만 다툰 피고인이 상고심에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하면, 그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됩니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도 이 기준과 맞물립니다. 기간이 지난 뒤 낸 보충서에 처음 적은 주장은 적법한 항소이유로 보지 않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항소심이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상고이유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다툴 생각이 있었다면 기간 안에 낸 이유서에 그 내용이 들어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예외도 좁게나마 있습니다. 공소시효 완성이나 소송조건 흠결처럼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해야 하는 사항은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상급심이 살펴봅니다. 또한 10년 미만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도 증거 판단이 논리와 경험칙에 어긋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주장은 법령위반으로 구성해 다투는 방식이 쓰입니다. 자유심증주의 위반 주장도 항소심에서 다툰 적이 있어야 합니다. 반면 직권조사사항은 주장하지 않았어도 상급심이 살핍니다.

위 독자에게 적용해 보면 결과가 분명해집니다. 예를 들어 공소사실에 적힌 범행 횟수나 피해 규모가 실제와 다르다는 주장은 성격상 사실오인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선고형이 10년 미만이라는 제한과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았다는 제한에 모두 걸립니다. 같은 내용을 법리오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적더라도 실질이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이라면 결론은 달라지기 어렵습니다.

유사 유형과의 구별: 항소·상고·비약상고 비교

아래 비교는 형사소송법 조문에 근거한 일반 기준입니다. 개별 사건에는 특별법이나 다른 사정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 항소: 대상은 1심 판결입니다.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안에 항소장을 내고,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냅니다. 법령위반, 사실오인, 양형부당 등 넓은 사유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기간 안에 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항소기각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직권조사사유가 있거나 항소장에 이유를 적은 경우는 예외입니다.
  • 상고: 대상은 항소심 판결입니다. 기간은 항소와 같이 7일과 20일입니다. 상고이유는 제383조의 네 가지로 한정됩니다. 양형부당과 중대한 사실오인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허용됩니다.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은 쟁점은 원칙적으로 상고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 비약상고: 항소를 거치지 않고 1심 판결에 바로 상고하는 절차입니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대해 법령을 잘못 적용했거나, 원심판결 뒤 형의 폐지·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상대방이 항소하면 비약상고는 효력을 잃습니다. 다만 그 항소가 취하되거나 항소기각 결정이 내려진 경우는 예외입니다.

검사만 항소한 경우도 구별해 두어야 합니다. 피고인은 항소하지 않고 검사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항소심 판결에 상고하면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것도 판례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피고인 스스로 그 쟁점을 항소심의 심판대상으로 올린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피고인만 상소한 사건에서는 형사소송법 제368조, 제396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검사가 상소하지 않은 한, 상소이유를 넓게 잡는다고 형이 더 무거워질 위험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양형부당 상고의 기준인 10년도 혼동하기 쉽습니다. 이 기준은 법정형이 아니라 실제로 선고된 형, 곧 상고 대상인 항소심 판결의 선고형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 10년 미만 실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낸 상고가 적법하지 않습니다.

비약상고도 위 독자와 같은 처지에서는 해법이 되기 어렵습니다. 비약상고는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전제로 법령 적용의 잘못을 다투는 절차이므로,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려는 목적에는 처음부터 맞지 않습니다. 사실을 다투려면 항소를 거쳐야 하고 그 항소이유서에 해당 주장을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세 절차의 차이는 결국 다툴 수 있는 쟁점의 범위 차이로 정리됩니다.

정리: 항소이유서를 쓰기 전에 확인할 목록

위 기준을 종합하면, 위 독자가 지금 상고심에서 사실관계를 새로 다투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상황을 피하려면 항소 단계에서 다음 사항을 점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공소사실 가운데 실제와 다른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판결문과 증거목록을 대조해 적어 둡니다.
  •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할 여지가 있다면 양형부당과 함께 항소이유서에 명시합니다. 이후 철회할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빠뜨린 쟁점은 상고심에서 되살리기 어렵습니다.
  • 상고심에서 양형부당이나 중대한 사실오인을 다툴 수 있는지는 항소심에서 선고된 형, 즉 상고 대상 판결의 선고형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1심 선고형이 10년 이상이어도 항소심에서 10년 미만으로 줄면 이 사유로는 상고할 수 없으므로, 1심 형이 감경되면 기준을 다시 확인합니다.
  •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소송기록접수통지일부터 20일이라는 두 기한을 달력에 따로 표시합니다.
  • 검사가 항소했는지 확인하고, 피고인도 함께 항소할지를 같은 기간 안에 결정합니다.

이미 항소기각 판결을 받은 위 독자라면 남은 선택지를 차분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상고를 제기하려면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안에 상고장을 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판결이 확정되어 상고할 수 없으므로, 먼저 선고일부터 7일이 지났는지 확인합니다. 이유서에는 제383조의 사유 가운데 실제로 해당하는 것만 담아야 합니다. 직권조사사항에 해당하는 흠이 있는지, 항소심 절차 자체에 법령위반이 있었는지를 변호인과 함께 확인합니다. 확인한 상고이유는 상고이유서 제출기한(소송기록접수통지일부터 20일) 안에 정리합니다. 적법한 상고이유가 없으면 상고는 기각되고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형사절차 전반에 관한 일반 안내는 기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찰 단계의 형사절차와 민원 안내는 대검찰청 누리집에서, 수사 단계의 절차와 피의자 권리에 관한 일반 안내는 경찰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상소를 제기하는 시점에 시행 중인 조문을 다시 확인합니다.